이 글은 형법 제297조의2 유사강간죄가 시행된 2013년 6월 19일 이전에 있었던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 삽입 행위를 지금 신고하거나 고소할 때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를 다룹니다. 형법 제1조 제1항의 행위시법 원칙에 따라 이러한 행위에는 유사강간죄가 아니라 행위 당시의 강제추행죄 등 종전 규정이 적용되며, 법정형과 공소시효도 모두 종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이 글은 성인 피해자 사건을 기본으로 설명하며, 13세 미만·장애인·미성년자 피해 사건은 특별법상 공소시효 특례가 따로 작동하므로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Ⅰ. 쟁점의 소재
이 글의 독자는 두 부류입니다. 첫째는 2010년대 초반에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구강·항문 삽입 피해를 입었으나 그동안 신고하지 못하다가 이제 고소를 검토하는 피해자입니다. 둘째는 오래전 일로 고소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적용 조문을 확인하려는 피고소인과 그 가족입니다. 두 독자 모두 검색 과정에서 유사강간죄의 법정형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설명을 먼저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유사강간죄가 별도 조문으로 분리된 시점 이전의 행위에는 그 조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분리 입법의 배경이나 행위 유형별 죄명 구분은 이미 여러 차례 정리되었지만, 이 글은 시간적 적용 범위라는 한 가지 질문에 집중합니다. 즉 행위가 언제 있었는지에 따라 죄명, 형의 범위, 고소 요건, 공소시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차례로 검토합니다.
이 쟁점에서 결론을 좌우하는 기준은 고소한 날이나 수사가 시작된 날이 아니라 행위가 있었던 날입니다. 고소가 최근에 이루어졌더라도 범죄의 성립과 처벌 범위는 행위일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검토의 첫 단계는 행위 일시를 가능한 한 좁혀 특정하는 작업이 됩니다. 행위일이 시행일 전후 어느 쪽에 속하는지가 불분명하면 이후의 조문 선택과 시효 계산이 모두 흔들리게 됩니다.
Ⅱ. 관련 법령과 기준
2012년 12월 18일 개정되어 2013년 6월 19일부터 시행된 형법은 제297조의2를 신설하여 폭행 또는 협박으로 구강·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유사강간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같은 개정에서 강간죄의 객체가 "부녀"에서 "사람"으로 바뀌었고, 성범죄를 친고죄로 정하던 형법 제306조가 삭제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날짜는 유사강간죄 신설, 남성 피해자에 대한 강간죄 적용, 친고죄 폐지가 함께 이루어진 경계선이 됩니다.
시간적 적용의 근거는 형법 제1조 제1항입니다. 이 조항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을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13조 제1항의 형벌불소급 원칙도 같은 취지입니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행위 후 법률이 변경되어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만 신법을 적용하도록 하는데, 유사강간죄 신설은 형을 무겁게 한 변경이므로 이전 행위에 소급되지 않습니다.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법정형의 장기를 기준으로 정해지며,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입니다. 다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는 미성년자 피해 사건의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하고, DNA 등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10년을 연장하며,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강간·강제추행 등 일정 범죄에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특례들은 각 개정 법률의 부칙에서 정한 범위에서 과거 행위에 적용되므로 부칙 확인이 함께 필요합니다.
확인 절차는 법률의 개정 연혁과 부칙 문언을 행위 일시와 맞대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행위일에 시행 중이던 조문을 찾아 죄명과 법정형을 정하고, 이어서 그 뒤에 시행된 공소시효 특례가 부칙상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도 미치는지를 확인합니다. 처벌 조문은 소급되지 않지만 시효 특례는 부칙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두 단계를 나누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Ⅲ. 해석: 행위 시점에 따른 죄명과 형의 범위
성인 피해자 사건을 기준으로 행위 시점에 따른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적용 조문: 2013년 6월 19일 이후 행위는 형법 제297조의2 유사강간죄가 검토되며, 그 이전 행위는 원칙적으로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가 검토됩니다.
- 법정형: 유사강간죄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벌금형이 없습니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 선택이 가능합니다.
- 고소 요건: 시행일 이후 행위는 고소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전 행위는 행위 당시 친고죄였으므로 고소 요건과 경과규정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 공소시효: 두 경우 모두 형사소송법상 10년이 기본이지만, 이전 행위는 기산점이 2013년 6월 이전이므로 특례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이미 완성된 것으로 계산됩니다.
남성 피해자가 폭행·협박에 의한 성기 삽입 피해를 입은 경우도 같은 구조입니다. 2013년 6월 19일 이전에는 강간죄의 객체가 부녀로 한정되었으므로, 그 행위는 강간죄가 아니라 강제추행죄로 검토됩니다. 또한 13세 미만 피해자나 친족관계에 의한 사건처럼 2013년 이전에도 특별법이 구강·항문 삽입 등 유사한 행위 유형을 따로 규율한 경우가 있으므로, 이때에는 행위 당시의 특별법 조문이 우선 검토 대상이 됩니다.
피해가 여러 차례에 걸쳐 시행일 전후로 이어진 경우에는 각 행위의 일시를 구분하여 적용 조문을 따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경우 시행일 이후의 행위에는 유사강간죄가, 이전의 행위에는 종전 규정이 검토될 수 있으며, 죄수 관계는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피해 기간 전체를 하나로 묶어 설명하기보다 시점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실무상 의미가 있습니다.
적용 조문이 달라지면 처분과 양형의 선택지도 달라집니다. 벌금형이 없는 유사강간죄와 달리 강제추행죄는 법정형에 벌금형이 함께 규정되어 있으므로, 같은 행위 유형이라도 행위 시점에 따라 법원이 고려할 수 있는 형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또한 공소를 제기할 때에는 범죄의 일시를 특정해야 하므로, 시행일 전후가 모호한 사건에서는 행위 일시 자체가 핵심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Ⅳ. 실무상 유의점: 고소 전 확인 목록
시간적 적용 범위가 쟁점인 사건에서는 행위 일시와 피해자의 당시 상황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고소를 검토하는 피해자와 고소된 피고소인 모두 다음 사항을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행위 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당시 메시지, 일기, 진료 기록, 주변인에게 알린 시점 등)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행위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자 또는 13세 미만이었는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가해자와 친족관계, 보호·감독 관계 등 특별법 적용에 영향을 주는 관계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DNA 등 과학적 증거가 확보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가해자가 형사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한 기간처럼 공소시효 정지 사유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행위 당시 또는 그 이후에 고소한 사실이 있었는지, 그 처리 결과가 어떠했는지 확인합니다.
확인 순서는 행위 일시를 먼저 특정하고, 다음으로 피해자의 당시 나이와 장애 여부를 확인한 뒤, 특례와 부칙의 적용 여부, 마지막으로 시효 정지 사유를 점검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앞 단계에서 특례 대상으로 확인되면 뒤 단계의 계산 방식이 달라지므로, 순서를 바꾸면 불필요한 판단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각 단계의 근거 자료는 원본 형태로 보존해 두는 것이 이후 수사 과정에서 유리합니다.
신고 경로는 경찰청이 안내하는 112 신고와 누리집 민원 안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고소장 제출 절차와 형사절차 전반은 대검찰청 누리집의 민원 안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면 검사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게 되므로, 고소 전에 시효 계산과 특례 해당 여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절차상 효율적입니다.
피고소인 측에서는 행위 일시가 시행일 전후 어디에 해당하는지가 적용 조문과 시효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공소시효 특례나 정지 사유가 인정되면 오래된 사건이라도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Ⅴ. 결론
유사강간죄가 별도 조문으로 분리된 효과는 2013년 6월 19일 이후의 행위에만 미칩니다. 그 이전의 구강·항문 삽입 행위는 행위시법 원칙에 따라 강제추행죄 또는 행위 당시의 특별법 조문으로 검토되며, 법정형에 벌금형이 포함되고 행위 당시의 고소 요건도 함께 문제됩니다.
성인 피해자 사건은 기본 공소시효 10년이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미성년자·13세 미만·장애인 피해 사건이나 과학적 증거가 있는 사건은 특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오래된 피해를 고소하려는 피해자나 이에 대응하려는 피고소인은 행위 일시, 피해자의 당시 나이와 장애 여부, 증거 보존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적용 조문과 시효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