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성범죄일반성매매약관·계약아동청소년피해자보호성폭력통신매체이용음란형사일반
THE LEGAL DIGEST제1권 제10호pp. 1–5

ⅤVICTIM PROTECTION · 피해자보호

합의금은 받되 처벌불원 문구는 빼도 되는가: 합의서 문구별로 달라지는 양형상 평가와 피해자가 확인할 사항*

게재 2026. 10. 25. 본문 약 9분 제1권 제10호

초록 Abstract

이 글은 가해자 측이 합의금을 주겠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합의서 초안을 보내왔을 때, 배상은 받으면서 용서한다는 뜻은 밝히지 않을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양형에서는 합의서의 '피해 회복' 부분과 '처벌불원' 부분을 서로 다른 사정으로 평가하므로, 피해자는 두 부분을 나누어 문구를 정할 수 있고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형사상 의미와 민사상 효과가 달라집니다. 적용 범위는 판결 선고 전에 …

주제어피해자보호 · 피해자 보호

그림 1. 합의금은 받되 처벌불원 문구는 빼도 되는가: 합의서 문구별로 달라지는 양형상 평가와 피해자가 확인할 사항

이 글은 가해자 측이 합의금을 주겠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합의서 초안을 보내왔을 때, 배상은 받으면서 용서한다는 뜻은 밝히지 않을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양형에서는 합의서의 '피해 회복' 부분과 '처벌불원' 부분을 서로 다른 사정으로 평가하므로, 피해자는 두 부분을 나누어 문구를 정할 수 있고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형사상 의미와 민사상 효과가 달라집니다. 적용 범위는 판결 선고 전에 합의하는 일반 형사사건이며, 반의사불벌죄와 성범죄 사건의 차이는 해당 부분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Ⅰ. 쟁점의 소재

논의를 위해 가상의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피해자 A씨는 다툼 끝에 상해를 입었고, 사건은 기소되어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A씨에게 합의서 초안을 보냈습니다. 초안에는 "합의금을 수령하였다",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바란다",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세 문장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A씨는 치료비와 휴업 손해는 배상받고 싶지만, 피고인을 용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합의가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된다는 일반론, 처벌불원서를 낸 뒤 번복할 수 있는지, 형사공탁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이미 여러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이 글이 답하려는 것은 그보다 좁은 질문입니다. 합의서 한 장에 함께 들어가는 금전 수령, 처벌불원, 부제소라는 세 문구가 각각 어떤 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피해자가 이 중 일부만 받아들이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A씨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사항을 먼저 나누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첫째는 받을 금액이 현재까지의 손해를 충분히 담고 있는지이고, 둘째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 의사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이며, 셋째는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손해에 대한 청구 가능성을 남겨 둘 것인지입니다. 세 판단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법적으로는 각각 다른 규범의 적용을 받습니다.

Ⅱ. 관련 법령과 기준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할 사항으로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듭니다. 합의는 이 가운데 '범행 후의 정황'에 해당합니다. 다만 법률은 합의가 있으면 형을 얼마나 줄이는지 정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반영 방식은 법관의 양형 판단과 범죄군별 양형기준에 맡겨져 있습니다.

범죄군별 양형기준은 감경·가중 요소를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나누어 둡니다. 여러 범죄군에서 '처벌불원'과 '피해 회복'은 별개의 항목으로 적혀 있으며, 어느 등급에 속하는지는 범죄군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A씨 사건에 적용되는 범죄군 기준에서 두 요소가 각각 어디에 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처벌불원은 단순히 문서가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피고인의 반성과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를 전제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는 처벌불원이 소송 조건으로도 작용합니다. 폭행(형법 제260조 제3항), 협박(제283조 제3항), 명예훼손(제312조 제2항)이 그 예입니다. 이런 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처벌 희망을 철회하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됩니다. 같은 법 제232조가 준용되므로 이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한 번 철회하면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없습니다. 반면 A씨 사례의 상해죄(제257조)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처벌불원은 공소기각 사유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하는 사정에 그칩니다.

합의와는 별도로, 피해자는 형사재판 안에서 배상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이하의 배상명령 제도가 그것이며, 신청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끝날 때까지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도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제36조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민사상 다툼에 관하여 합의한 경우 공동으로 그 내용을 공판조서에 기재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형사소송절차에서의 화해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들은 금전 배상과 처벌 의사가 법적으로 서로 분리된 문제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Ⅲ. 합의서 문구별 양형상 평가의 해석

앞의 법령과 기준을 A씨의 초안에 대어 보면, 각 문구는 다음과 같이 서로 다른 효과를 냅니다.

  • 금전 수령·피해 회복 문구만 넣는 경우: 양형에서는 피해 회복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처벌불원으로 평가되지는 않으며, 반의사불벌죄라도 이 문구만으로는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처벌불원 문구를 넣는 경우: 양형에서 처벌불원 요소로 평가됩니다. 반의사불벌죄라면 공소기각으로 재판이 끝나고, 철회한 뒤에는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없습니다.
  • "민형사상 일체 이의 없음" 같은 부제소 문구를 넣는 경우: 양형 요소라기보다 민사상 약정의 문제입니다. 나중에 후유증 등으로 손해가 늘어나도 추가 청구를 막는 근거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 배상은 받고 엄벌 탄원은 유지하는 경우: 피해 회복은 양형에 반영되지만, 피해자의 의사는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남습니다. 두 사정이 함께 법원에 제출됩니다.

이렇게 보면 문서의 제목이 '합의서'라는 사실보다 그 안에 어떤 의사표시가 적혀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합의서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므로 문구는 협의해 정할 사항이며, 피해자가 처벌불원 문장을 빼거나 부제소 범위를 좁혀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정당한 협상의 일부입니다.

적용 예시로, A씨가 초안의 둘째 문장을 지우고 "피고인으로부터 치료비와 휴업 손해 명목의 합의금을 수령하였음을 확인합니다. 이 확인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아닙니다."라고 고쳐 쓰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 법원은 피해 회복 사실을 참작하되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읽게 됩니다. 반대로 "선처를 바란다"는 표현이 한 줄이라도 남아 있으면 처벌불원으로 읽힐 수 있으므로, 고친 문안 전체를 다시 읽어 서로 어긋나는 표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가해자 측은 양형에서 더 유리한 처벌불원 문구를 원하므로, 이 문구를 빼면 합의금을 낮추거나 합의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는 배상명령 신청이나 별도의 민사소송 같은 다른 경로와 비교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피해자의 선택이며, 이 글은 특정 선택을 권하지 않습니다.

Ⅳ. 실무상 유의점과 준비 목록

문구를 정하기 전에 법률상담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률상담과 법률구조 업무를 수행하므로, 합의서 초안을 가지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성폭력·가정폭력 사건의 피해자라면 여성가족부가 소관하는 피해자 지원 체계에서 상담과 법률 지원 연계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처벌불원의 진정성을 더 엄격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문구가 미칠 영향을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다음 사항을 확인하실 것을 권합니다.

  • 사건의 죄명이 반의사불벌죄인지 공소장이나 사건 통지를 통해 확인합니다.
  • 합의금 전액이 언제 지급되는지, 처벌불원서를 그보다 먼저 내도록 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치료가 끝났는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지를 진단서와 진료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 부제소 문구가 있다면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발생한 손해"처럼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 처벌불원 문장을 빼거나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합니다"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 배상명령 신청 기한인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을 함께 확인합니다.
  •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면 의사표시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상담을 통해 확인합니다.

분할 지급 약정이라면 미지급에 대비하는 조항을 두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앞서 본 형사소송절차에서의 화해 제도를 이용하면 합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남기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먼저 표시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지급과 제출의 순서를 정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합의서가 법원에 제출되는 경로도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대개 피고인 측이 양형 자료로 합의서를 제출하므로, 피해자는 어떤 문안이 최종적으로 제출되었는지 사본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따라 법원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므로, 합의서만으로 자신의 의사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별도의 의견서로 처벌 의사를 밝힐 수 있습니다.

Ⅴ. 결론

합의서는 하나의 문서이지만, 그 안의 금전 수령, 처벌불원, 부제소 문구는 서로 다른 법적 효과를 냅니다. 피해 회복은 처벌불원과 별개의 사정으로 양형에 반영되므로, 피해자는 배상을 받으면서도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은 재판을 끝내는 효과까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A씨와 같은 상황의 피해자라면 초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문구마다 그 효과를 구분해 본 뒤 필요한 부분만 동의하는 것이 피해자 보호의 취지에 맞습니다. 정리하면 금액의 적정성, 처벌 의사의 표시 방식, 장래 손해에 대한 청구 가능성이라는 세 기준을 차례로 점검하는 것이 판단의 순서가 됩니다. 사건마다 적용되는 범죄군 기준과 죄명이 다르므로, 최종 판단에 앞서 개별 상담으로 확인하실 것을 권합니다.

參

FURTHER READING

함께 읽을 논문

THE LEGAL DIGEST

더 리걸 다이제스트

형사·민사·계약·지식재산·피해자 보호 분야의 법률 정보를 초록과 본문으로 정리하는 법률 다이제스트

제1권 제10호 · 2026년 10월

일러두기

*본 다이제스트의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